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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종교
‘가난한 자의 벗’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23개국 아시아청년 만나 화해·통합 메시지 전달…세월호 유족 위로
김정우  |  9630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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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07  10: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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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김정우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부터 18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이번 방한은 한국인 순교자들의 시복식 미사를 집전하고 아시아 청년들과 만나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갖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3월 교황 취임 이후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 한국을 방문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검경일보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의미를 집중 조명했다.

   
▲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의 수녀가 시복식에서 교황이 착용할 제의를 만들고 있다. (사진=천주교 교황 방한 준비위원회)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온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교황의 방한은 요한 바오로 2세의 1989년 방한 이후 25년 만이다.

교황은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방한해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정부는 교황의 방한을 대비해 안전관리와 시설 개선 등의 대대적인 점검에 나서고 있다.

서울, 대전, 충북, 충남 등 교황이 방문하는 지역의 자치단체도 주차·교통·응급의료 등 각종 편의사상을 적극 지원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교황은 오는 14일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고 주요 공직자들을 만나 연설할 계획이다. 이어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한국 주교단과 공식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15일 오전에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신자들과 함께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한다. 특히 이날 미사에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초대해 위로할 예정이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 대표들은 지난 5월 30일 서울대교구청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통해 교황과의 만남을 요청했다. 교황청은 한국 천주교회 건의에 따라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더 많이 참석할 수 있도록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에 이들을 초대하기로 배려했다.

16일에는 교황이 한국 천주교 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의 시복 미사를 광화문 앞에서 집전한다. 전국에서 20여만 명의 천주교 신자들을 포함한 100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부와 천주교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교황 경호와 시복식 참석자들의 안전문제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교황은 이날 시복식에 앞서 한국의 최대 순교 성지인 서소문순교성지를 찾아 참배한다.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도 전달

시복식 이후에는 충북 음성 꽃동네로 이동해 장애인들을 만나고 17일에는 충남 서산의 해미순교성지를 방문해 아시아주교들을 만나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한다. 아시아 청년대회에는 총 23개 국가 약 2000명의 청년들과 약 4000명의 한국 청년 신자들이 참석한다.

또 18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진행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초청해 이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기도할 예정이다. 이어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에 평화의 메시지도 전달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이후 ‘가난한 자의 벗’으로 불리며 세계인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교황 관저 대신 다른 성직자들과 함께 지내는 바티칸의 산타 마르타 게스트 하우스를 숙소로 정했고, 비싼 전용차 대신 작은 소형차를 선택했다.

이처럼 청빈한 삶과 이웃 사랑의 상징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에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복더위 속에 귀한 손님을 맞는 정부는 “국빈방문에 준하는 예우를 할 것”이라며 방한행사 지원 및 안전대책 마련에 나섰다. 8월 14일 한국에 도착하는 교황은 4박 5일의 바쁜 일정 가운데 만남과 나눔,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자의 벗’으로 불리며 청빈하고 겸손한 생활로 세계인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사상 첫 남미 출신 교황인 그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난한 이탈리아 이민가정의 5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몸에 밴 청빈한 생활은 삶의 철학이 됐다. 대주교로 부에노스아이레스교구를 이끄는 자리에 올라서도 이동할 때는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손수 음식을 만들어 항상 불우한 이웃과 함께했다. “매우 소박한 성직자로 늘 많은 사람들과 가까이 어울렸다”는 주변의 평가가 줄을 잇는다. 방한기간 중에도 고급 호텔이 아닌 소박한 숙소에 머물며 바티칸에서 쓰던 차를 가져오는 대신 “방탄차가 아닌 가장 작은 한국차를 이용하겠다”고 밝혔다. 방문국을 배려하는 따뜻하고 소박한 마음씨를 엿보게 한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 위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을 통해 세월호 침몰사고로 깊은 상처를 입은 한국사회에 치유와 위로, 화해의 메시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누구보다 먼저 “깊은 위로를 전하며 다 같이 기도합시다”라는 트위터 메시지로 애도를 표했던 교황은 8월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봉헌하는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에 천주교 신자들은 물론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을 초청한다. 미사에서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위한 위로 메시지를 담을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날 열리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에서는 아시아 각국 청년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 시대 청년들의 고민을 나누고 격려하는 자리를 갖는다.

또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8월 18일 진행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초청한다. 교황은 이전 중동 순방에서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화해를 유도하는 등 교회의 역사적 소명을 강조했다.

교황의 한국 방문은 사회통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통해 우리 사회를 위로하는 것은 물론 경제적인 면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종교관광이 대표적이다. 종교관광은 종교적 성지순례나 종교행사 참여를 위해 특정 장소를 방문하는 것을 말한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60퍼센트가 종교를 갖고 있는 잠재적 관광객이다. 이 중 1년에 6억 명 정도가 종교적인 이유로 여행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국민의 53.1퍼센트가 종교 활동을 한다는 통계가 있다. 다양한 종교문화 및 유적이 고르게 퍼져 있어 종교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진 국가다. 그러나 9만여 개의 종교시설을 갖추는 등 훌륭한 인프라와 잠재력에도 불구, 국내 종교관광은 활성화되지 못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3년 실시한 ‘국민관광 실태조사 및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종교적인 이유로 국내를 방문한 외국인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1퍼센트 수준이다.

도보순례길 관광자원화 추진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종교관광 활성화에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진행하는 ‘바티칸 강론’에는 평균 150만 명의 청중이 모인다. 2013년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했을 때는 5천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황은 12억 천주교인의 수장이다. 그가 움직이는 곳에는 항상 많은 사람과 이야기가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교황 방한을 맞아 교황이 다녀간 곳에 문화적 체험요소를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서울과 충남 도보순례길을 정비해 관광자원화하는 등 종교관광 콘텐츠 개발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수녀가 한땀 한땀 수놓은 제의 입어 

한편 천주교 교황 방한 준비위원회는 오는 16일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와 18일 평화와 화해의 미사 때 사용될 교황과 주교 제의를 공개했다.

교황의 시복식 제의는 홍색에 교황 방한 기념 로고와 성작(미사에서 포도주를 성혈로 축성할 때 사용하는 잔), 칼을 조화롭게 형상화했다. 성작은 성작 그 자체를 상징하면서 한편으로 찬미의 손짓을 표현한 것이다.

칼은 순교자들의 수난을 뜻한다. 전체적으로 수난 뒤에 따라오는 찬미와 영광을, 궁극적으로는 십자가의 영광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평화의 화해를 위한 미사 제의는 백색이다.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와 구원을 뜻하는 올리브가지로 원형을 이미지화 했다. 손으로 수놓은 비둘기는 수채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섬세하게 표현했다.

제의 디자인과 제작은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에서 맡았다. 5월부터 디자인을 기획한 수녀회는 6월 초 교황청으로부터 디자인을 확정 받고 곧바로 제작에 돌입했다.

가난한 이를 사랑하는 교황님 뜻에 따라 제의 소재도 값싸고 얇은 것으로 선택했다. 대부분 수녀들이 직접 수작업으로 제작했다.

제의를 디자인한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황에스텔 수녀는 “아주 얇은 천으로 제의를 제작하다보니 기계로는 절대 수를 놓을 수 없었다”며 “손바느질도 두 세 번씩 연습을 거치고, 수놓은 실을 뜯고 다시하길 반복했다”고 말했다.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는 수녀회 외에 특별히 또 다른 이의 손길이 보태졌다.

교황은 서울 강북구 저소득층 지역 주민들이 공동 출자해 자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봉제생산협동조합 ‘솔샘일터’의 장백의를 이날 미사에서 입을 예정이다.

장백의는 사제나 부제가 미사 때 제의 안에 입는 옷으로 발끝까지 내려오는 희고 긴 옷이다. 사제가 미사 때 갖춰야할 육신과 영혼의 결백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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