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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숲 속의 공주처럼
이주옥  |  webmaster@pp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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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6  02: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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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옥(수필가).

[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백과사전에 명시되어 있는 잠은 자연스럽게 반복되는, 무의식 상태에서 휴식을 취하는 행위를 말한다. 정상적이고 쉽게 원상태로 되돌아 올 수 있으며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고 외부 자극에 대해 그 반응이 약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잠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잠은 여러 가지 운동, 감각 및 생리적 기준들을 만족시켜주는 경험의 수렴점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잠을 잃어 버렸다. 아니 자의 또는 타의에 의해 빼앗겨 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위해 잠은 무엇보다 소중한데 오히려 깊거나 오랜 잠은 일상을 깨트리거나 경쟁에서 낙오되고 게으름의 근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까지 있는 듯하다. 그래서 두 눈 부릅뜨고 24시간 깨어 있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지도 모른다.

세상은 하루도 잠들지 못하고 언제나 열려있다. 자동차는 온 밤 내 도심을 누비고 사람들은 그 자동차에 실려 또 어디론가 움직인다. 거리의 가로등은 곳곳에서 어둠을 밝히고 사람들은 밤새 술을 마시고 누군가와 얘기를 나누고 어제와 오늘을 연속으로 이어간다. 또한 집안에서는 어떤가. TV는 24시간 방영되고 사람들은 보지 않으면서도 강박증처럼 켜 놓은 채 소리라도 듣고 있다. 자는 중에도 이어폰을 귀에서 빼지 못한다. 스마트 폰은 한시도 손에서 놓지 않고 낮밤 가리지 않고 소통을 한다.

예전 사람들의 하루는 대체적으로 일정한 사이클로 돌았다. 아침이 오면 비슷한 시간에 기상을 하고 굴뚝에도 일제히 아침연기가 피어올랐다. 해질 녘이면 대충 비슷한 시간에 하루의 노동이 끝나고 저녁을 먹었으며 그 후 두 세 시간이 지나면 온 집에 불은 꺼지고 세상의 움직임도 OFF가 됐다. 이집이나 저 집이나 하루의 활용하는 시간과 일과가 비슷했으니 사는 일이 궁금할 것도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지만 세상으로부터 부대낌에서 벗어난 쉼은 분명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시도 때도 없는 생활소음과 잠들지 않는 소통으로 인한 소리는 한밤중이나 새벽 상관없으니 하루는 종일 마감이 없다. 파출소에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의 몸짓이 넘치고 24시식당가에는 잠들지 않은 사람들로 인해 언제나 불야성이다. 방송매체도 24시간 온에어 상태로 세상에 대해 말하고 있다.

우리 집도 마찬가지다. 아침 일찍 출근할 아이들은 새벽 한 두시가 돼도 자지 않고 깨어 있다가 겨우 서너 시간 자고 찌뿌듯한 몸으로 집을 나서는 혹사를 반복한다. 도대체 저런 몸으로 출근해서 일은 능률이 오를 것이며 몸은 견뎌낼 것인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사람의 생체리듬이 아닌, 강철로 만든 인조인간들의 무감각한 움직임이란 말인가.

어른에게 필요한 수면시간은 6시간에서 8시간이라고 한다. 그래야 생리적으로도 균형이 잡히고 정신적인 안정감을 갖는다고 한다. 아마도 경악할 만한 범죄가 수시로 일어나는 것은 이런 수면 부족에서 오는 몸의 불균형과 심리적인 날카로움이 무엇보다 큰 탓이리라.

토요일이 정기휴무일로 지정되고 주5일제가 시행 된 지 어언 10년이 다 됐다. 그러다보니 금요일은 직장인들에게나 학생들에게 가장 여유 있는 날이다. 조금은 흥청거리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도 이틀이나 남은 휴일로 인해 심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여유가 있기에 심지어는 불금이라 칭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방만한 시간과 체력의 낭비는 또 다른 폐해를 가져왔고 결국 사람들은 자신의 신체 혹사에 각성을 하게 됐다. 그래서 차츰 온전하게 잠을 자는 날로 슬그머니 바뀌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제 금요일은 불금이 아니고 온잠을 자는 온금이라고 명명해야 될 것이다.

잠은 단순히 생리적이나 화학적인 쉼이 아닌, 온전하게 나에게 집중하고 아끼는 가장 현명하고 실속 있는 나에 대한 배려라고 할 수 있겠다. 하루 쯤 온전하게 내 몸을 쉬게 하고 일상에서 버려두는 것이야말로 먼 미래의 충만한 삶을 위한 자양분이 될테니까 말이다.

언제부터 우리는 의식적으로 시간을 빼고 금전적인 대가를 치르고 잠을 얻어야만 했는가. 부단하고 치열한 삶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한 말은 아니지만 현명하게 내 시간을 조절하지 못한 내 자신의 탓도 있을 것이다. 경쟁이 필수인 현시대를 버티고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 축적된 에너지가 필요할 터, 가장 기본이 되는 체력은 충분한 수면에서 오지 않겠는가. 이제 작정해서라도 충분하고 깊은 잠을 자는 숲속의 공주가 돼야한다. 멋진 왕자님이 아닌, 건강하고 충만한 인생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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