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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폭력 전성시대
이주옥  |  webmaster@pp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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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9  05: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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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옥(수필가)

[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나는 폭력을 반대한다. 왜냐하면 폭력이 선을 행하듯 보일 때 그 선은 일시적일 뿐이고 그것이 행하는 악은 영원하기 때문이다.’ 비폭력 운동가의 선두주자였던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다. 폭력이야말로 가장 잔인하고 무지한 감정 표현이 아닐까싶다. 하루가 멀게 폭력에 의한 사건 사고 소식을 접하게 된다. 특히나 우리를 더욱 경악하게 하는 것은 그 폭력의 가해자가 가족이나 연인이라는 것이다. 가장 보호받고 사랑 받아야 할 관계에서 행해지는 폭력이기에 놀랍고 우울하지 않을 수 없다. 어린아이가 부모에게 매일 매를 맞고 신체적인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사랑하는 연인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자신의 감정에 배반한다는 이유로 무차별 폭력을 가한다.

얼마 전 세 살짜리 아이가 친부모로부터 수시로 폭행을 당하고 개 목줄에 묶여 방치돼서 결국 사망한 사건을 접했다. 천인공노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극한 조건에서도 자신의 목숨을 버리고 아이를 껴안은 모성애 가득한 사진이 우리들 마음을 울렸던 것과 오버랩 됐다. 그것이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맹목임을 진리라고 인식하고 확신했던 대다수에게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사랑은 국경도 초월한다는 지극히 상투적인 문구가 아니더라도 남녀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기적을 일으키는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런 연인의 이야기에 감동하며 살아 온 또 대다수에게 기막히게 허탈한 이야기, 바로 연인간의 폭력이다.

안전이별. 새롭기 확립된 사랑의 반대말일까. 사람의 감정은 유한한 것이라 어쩔 수 없이 이별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때 이별을 원치 않는 상대가 가하는 폭력은 거의 살인적이기까지 한다. 스파크 튀기는 사랑의 시작은 온 우주를 얻은 듯 행복하였을 터, 하지만 동시에 마음이 끝나지 않은 타이밍 어긋난 일방적인 이별엔 그 만큼의 대가를 치뤄야 하는 것인가. 사랑한 시간만큼 이별에도 배려와 예의가 필요한 것인데, 폭력으로 마무리 한다는 것은 최악의 이별방식이 아닐까 싶다.

맞벌이 부부가 태반인 세상이다. 그들에게 가장 고민스러운 것은 육아 문제라고 한다. 아이 맡길 데가 마땅치 않아서 출산을 미루고 포기하는 부부가 많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궁여지책으로 조부모를 비롯, 위탁보모를 채용하고 놀이방이나 그 밖의 위탁 시설에 아이를 맡기는 형편이다. 그런 중에 왕왕 발생되는 아이학대사건들이 또 하나의 문제점이 되고 있다. 비단 한 가정의 문제뿐 아니라 국가적인 문제로 확대된다.

소규모의 위탁시설은 모든 제반조건이 부족하고 열악한 편이다. 소수의 보육교사가 다수의 아이들을 돌보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다보니 정서적인 학대나 물리적인 폭력이 일어나 사회전반을 긴장시키기도 한다. 부모와 시설과의 관계도 악화되고 불신이 생긴다. 결국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아이들이다. 

감정의 격함에 스스로 제어할 능력을 잃어가는 사람들을 어디서부터 구원해야 할까. 팍팍한 삶에서부터 불합리한 사회제도까지 이유야 많기만 하다. 하지만 어떻게 모든 것이 내가 원하고 내 방식으로 진행되겠는가. 우리는 이성이 존재하고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과함을 덜어내고 감정을 조절하는 것은 사람이기에 가능한 것 아니겠는가.

폭력은 가장 원시적인 통제 방법이며 감정표현이다.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사고를 상실한, 물리적인 폭력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비인간적 소통이며 인간관계 실패조건이다. 내 아이가 부모 또는 지인에게 맞아서 신체적 상해를 입고 정신적 상처를 입는 일이 일어난다. 목숨도 아깝지 않을 만큼 사랑하던 연인의 이별선언에 격분하며 폭행하는 관계. 비극중의 비극이다. 말로 하며 감정을 다독이는 설득보다는 폭력이 난무하는 시대. 그것이 극렬한 감정과 의사표시인 시대. 희망은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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